“회관 사용하려면 돈부터 내라?” … 오스틴 한인문화회관에 한인회 ‘공분’


오스틴 한인회 (Korean American Association of Greater Austin) • July 24, 2026

"문화회관 재정보고 및 회관운영 내역 공개는 2016년이 마지막, 이후는 깜깜이 운영"


[오스틴=텍사스N] 오스틴 한인문화회관(Korean Cultural Center of Austin)의 시설 운영과 공간 사용을 둘러싸고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 및 사유화에 대한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왔다.


오스틴 한인회(회장 강수지)는 최근 문화회관 이사회에 공개 질의서를 전달하고 공간 사용 기준과 재정 운영, 이사회 구성 및 시설 운영 절차 등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수지 한인회장은 “오스틴 한인문화회관이 IRS(미국 국세청)에 제출한 비영리단체 세금보고(Form 990)와 정관(Bylaws)에 명시된 설립 목적과 실제 운영 방식 사이에 차이가 있다”며 “한인문화회관에서 한인회 행사한번 하려면 통사정을 해도 쓸 수 있을까 말까”라고 지적했다.


“문화회관은 한인사회 전체를 위한 공익시설, 정부공식문서 및 이사회 정관에 명시”


문화회관이 IRS에 제출한 세금보고 문건과 정관에 따르면 문화회관은 ▲오스틴 한인사회와 타 커뮤니티 간 사회·문화·교육·재정 협력 증진 ▲한인 개인과 단체가 정기적으로 모여 회의와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 제공 ▲노인 프로그램 운영 ▲한국 문화와 전통 보급 등을 주요 설립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세금보고 파트3에 적힌 목적과 항목에 보면 오스틴 및 인근 지역(Greater Austin) 내 한인 사회 및 타 커뮤니티 간의 사회적, 문화적, 교육적, 경제적 협력과 이해 증진이라고 적혀 있다.


또 사업성과 설명에도 오스틴 지역 오스틴 지역 한인 개인 및 단체, 그리고 이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정기 모임 및 집회를 위한 공간과 포럼을 제공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한인문화회관 정관도 세금보고 서류와 마찬가지로 < 본 협회는 1986년 개정된 미국 국세법(Internal Revenue Code) 제501(c)(3)조의 의미 내에서 전적으로 자선 및 교육 목적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이러한 자선 및 교육 목적의 달성에 필요하고 적절한 기타 합법적인 사업 및 활동으로서 본 정관에 명시된 권한에 부수적이거나 본 협회의 목표를 증진하는 사업을 수행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설립 세부 목적에서도 <오스틴 및 인근 지역(Greater Austin) 내 한인 사회 및 타 커뮤니티 간의 사회적, 문화적, 교육적, 경제적 협력과 이해를 증진하고 오스틴 지역 한인 개인 및 단체, 그리고 이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우려 사항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정기 모임 및 집회를 위한 공간과 포럼을 제공한다> 고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스틴 한인노인회를 지원하고 협력함으로써 오스틴 및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행사 및 프로그램을 주최한다>, <한국의 유산, 문화 및 전통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설계된 공간을 제공하고 행사 및 프로그램을 주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인회는 이러한 설립 목적을 근거로 “문화회관은 특정 단체가 아닌 오스틴 한인사회 전체의 공익시설이지만 현재는 개인사유지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회관 정관에는 공간 사용료를 규정하는 지침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정관상 ‘비용’에 대한 관련 규정은 회원 및 이사진 내부의 자격요권에 대한 회비(Membership Fees – 제3.01조 c항)과 이사 연회비/참여비 (Director’s Fee – 제4.05조, 제4.12조 b항, 제4.14조)에 대한 내용이 전부다.


다만 실제 회관 건물의 공간 사용료나 이용수칙은 정관본문이 아니라 이사회가 별도로 지정한 ‘내부 운영 세칙’이나 ‘내부 운영 세칙’으로 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사회는 한인회 측에 사용료를 징수해왔지만 전현직 한인회 관계자들은 “이용료를 내더라도 회관 사용 자체가 어렵다”며 회관 사용에 있어 기준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문화회관 정관에는 제한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입법 및 정치활동을 할 수 없고 협회의 순수익 중 어느 부분도 이사 및 임원의 이익으로 분배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미국 국세법 제501(c)(3)조와 미국 국세법 제170(c)(2)조에 따라 비영리 단체의 규정을 준수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공익목적에만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스틴 한인회는 한인사회를 위한 공익목적의 행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점과 사용료를 내지 않으면, 또는 사용료를 냈더라도 공익 목적의 행사마저도 진행이 쉽지 않다는 점에 대해 문화회관 측의 성실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강수지 한인회장은 “한인들을 위한 이미용 서비스를 문화회관에서 하겠다고 공간사용 신청서를 냈지만 갖은 조건을 내걸며 회관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이 왔다”면서 “한인들을 위한 공익 목적의 다양한 행사도 진행할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인회는 문화회관 건립 당시 지역 한인들의 자발적인 성금과 당시 재외동포재단(현 재외동포청)의 지원금이 투입된 만큼 특정 단체가 독점적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강수지 회장은 “한인문화회관은 개인의 사유재산이 아니다”면서 “건립 당시 오스틴 한인사회가 모두 힘을 모아 건축기금을 마련했고 한국 정부의 지원이 토대가 된 것이다. 따라서 오스틴 한인사회가 문화회관을 사용한 정당한 권리가 있고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 역시 사용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인문화회관 홈페이지에는 회관 건립기금 모금에 동참함 한인들의 명단과 기업 및 단체의 지원금 내역이 공개되어 있다. 공개된 그김에는 한인회 건축기금과 노인회 건축기금을 합해 약 52만 4천달러가 모여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인회는 회관을 사용하는데 많은 제한을 받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영사관의 순회영사 업무마저도 원활한 진행이 불가”


강수지 회장은 한인문화회관의 갑질횡포는 오스틴 지역사회 한인들에게 다양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사업무를 받기 위해서는 휴스턴에 소재한 총영사관에 방문해야 하지만 근무시간으로 인해 평일처리가 쉽지 않다. 따라서 오스틴 지역 한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순회영사업무다.


미국내 모든 지역에서 진행되는 순회영사업무는 지역내 한인들을 위한 공적 공간인 한인회관 또는 한인문화센터 등에서 진행된다. 강수지 회장은 “영사업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문화센터 내 넓은 공간이 있음에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오스틴까지 출장온 영사들의 원활한 업무에 지장을 입혔을 뿐만 아니라, 한인들도 불편을 느껴야했다”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문화회관인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화회관 공간 사용 기준이 뭔가”


한인회가 가장 큰 문제로 제기한 부분은 공간 사용의 어려움에 더해 승인을 받는 절차다. 한인회에 따르면 지난 6월 22일 광복절 행사 개최를 위해 문화회관 사용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약 3주가 지난 7월 14일에야 승인 여부를 통보받았다.


한인회는 이전에도 수주 동안 답변을 받지 못해 행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회관 홈페이지와 정관 어디에서도 공간 사용료와 사용 승인 기준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떤 행사에 사용료가 부과되는지, 언제 면제되는지, 신청이 거부되는 기준은 무엇인지 등이 공개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문화회관 홈페이지에도 공간 사용과 관련한 정보 및 재무보고 공개 정보는 10년 전인 2016년이 마지막이다.


“4천 달러 납부 기준도 확인 어려워”


한인회는 문화회관으로부터 연간 4천 달러 납부를 요구받았지만 정관 어디에도 해당 규정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강수지 한인회장은 취임직후 일부 금액인 1천 달러를 납부했지만 이사 자격 여부나 절차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회비 산정 기준과 사용 목적, 이사 선임 절차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이옥희 전 회장도 “임기 시작 당시 4천 달러를 납부하면 한인회의 국가 행사 및 무료로 진행되는 문화교실 등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일시 납부했다. 하지만 임기 내내 회관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4천 달러를 냈는데 왜 공간사용이 안되느냐는 질문에 해당 금액은 공간사용료가 아닌 회관 유지를 위한 한인회의 당연한 지불 몫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문화회관이 돈은 받았으면서 장소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사회 내부 문건에 공간 사용 관리 기준이 마련되어 있어도 ‘그림의 떡’


반면 문화회관 내부 문건에는 공간 사용 관리 기준이 일부 마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3월 18일 작성된 운영 지침에는 한인회에 주당 12시간 사용시간 배정한다는 내용을 비롯해 참가자 5명 미만 단체 사용 불가 참가비를 받는 유료행사만 사용료 부과하고 문화회관 특별행사 우선하며 공간 사용 수칙 위반 시 사용 제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어 4월 12일에는 사용 기준을 다시 변경해 무료 사용은 한인회 기념행사와 한인회 회의 컴퓨터·시민권·생활영어 등 공익 프로그램 으로 제한하고, 취미활동(합창단·우쿨렐레 등)과 취업 관련 강좌(Coding 등)는 유료로 전환하는 안건이 이사회에 제출됐다.


이옥희 전 오스틴 한인회장과 강수지 현 회장 모두 문화회관 사용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이옥희 전 회장은 “한인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딩 수업을 취업을 위한 강좌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결론”이라고 지적했고 현 강수지 회장은 “문화회관이 한인사회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사용 자체가 지나치게 제한되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문화회관인지 알 수 없다. 문화회관 이사들만의 공간인가”라고 직격했다.


문화회관 이사회 측은 ‘한인문화회관 사용 제한’은 시설을 장기간 보존하기 위해 사용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틴 한인회의 현 강수지 회장은 “국가기념식 행사 마저도 문화회관을 사용하기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고 이옥희 전 회장은 “문화회관 내 한인회가 사용할 공간을 준다면서도 비밀번호마저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남은 임기동안 한인회가 당연히 진행해야 할 국가 기념식도 한인 교회를 빌려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옥희 한인회장 임기당시 3.1절, 광복절 행사 등 기념식 행사가 한인교회에서 이뤄지면서 일각에서는 한인문화센터 이사회에 대한 비판이 나온 바 있다.


한인회 “디지털 예약 시스템 도입해야” 개선방안 제시


한인회는 시설 운영 개선 방안으로 구글 캘린더를 통해 예약 현황을 공개하고 구글 폼을 이용, 온라인 신청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또 한인문화회관을 사용하는 심사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청결과 및 불허시 사유를 통보해야 하며 이사회 회의록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밖에도 이사 선임절차도 한인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제안했다.


또한 2015년 당시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약 7만 달러의 사용내역도 한인사회에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안은 문화회관의 공공성과 운영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인 만큼 문화회관 이사회의 공식 입장도 주목된다. 한인회는 “현재까지 공개 자료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문화회관 측이 관련 자료와 설명을 제시할 경우 이를 함께 검토하고 반영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회관 측이 시설 운영 기준과 재정 집행, 이사회 운영 방식 등에 대해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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